대한민국도장깨기/여행지 도장깨기

[ 서천여행 ]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폐허에 숨을 불어넣는 사람들

대한민국도장깨기 2012. 7. 12. 17:02

황지우의 시 '뼈 아픈 후회'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페허다

 

국어사전에서 '폐허'라는 단어를 찾으면,

'건물, 성, 시가지 따위가 파괴되어 황폐하게 된 터'

라고 정의되어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왠지 나에게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아, 멀리 돌아가곤 하죠...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도 폐허가 많이 있는데요,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일제시대 미곡창고,

어망공장, 금강중공업창고에 미술가와 예술가들이 나타났어요.

그들의 목표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는 폐허로 변신시키기 !!

 

  

 

저는 페스티벌이 열리기 이틀 전인 11일

미리 선셋장항페스티벌 시공현장에 다녀왔어요.

 

장소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건물을 보고 조금 압도당했어요.

페허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지만, 칙칙한 회색벽과 마주하니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어요. 플래카드만 붙어 있지 않았다면

발걸음을 돌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큰맘 먹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은 밖과 달리 성공적인 페스티벌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가 쉴새없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제가 들어와도 힐끔 볼 뿐, 모두 자기 일에 빠져 있는 예술가들 !!

 

 

 

 

단순히 벽에 그림 액자 하나 걸어두는 게 아니라

전시관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조명부터 색칠까지.

 

여기 정말 폐허 맞나요???

 

 

 

 

바쁜 일손을 잠시 쉬는 예술가 한 분을 포착했어요.

아마추어인 제가 보기에는 지금도 충분해 보이는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이분들의 성에는 아직 차지 않나봐요 ㅎ

 

그럼 여기서, 선셋장항페스티벌을 미리 감상해보시겠어요? ^^

 

 

 

 

 

 

선셋장항페스티벌에는 홍대 앞 뮤지션 및 예술인 150 여명,

30여개 미술대학에서 선발된 20, 30대 젊은 작가 150여명,

미디어 아트계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오스트리아

아르스일렉트로니카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각 아티스트들의 개성이 존중받으면서 자유로운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무경계 콘텐트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젊고 활력있는 선셋장항의 새로운 풍경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작품은 바로 이 샹들리에 !!

촌스럽고, 지저분하고, 괴팍해보이지만,,,

그래도 왠지 쓸쓸해보여 연민이 생기지 않나요?

폐허에 이토록 어울리는 샹들리에도 없을 듯 ~

 

 

 

 

선셋장항페스티벌 7월 13일(금)부터 22일(일)까지

열흘 동안 충남 서천군 장항 일대에서 열려요.

 

혹시 이번 주말, 서해여행, 서천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해수욕을 즐기러 서해안으로 떠나는 분들은

잊지 말고 선셋장항페스티벌에 들러

폐허에 숨을 불어넣어 주세요.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페허다...

 

이제 그 폐허들이 숨을 쉬기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