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신비한 잡학사전)

푸르륵 참/ 김기상

대한민국도장깨기 2011. 2. 24. 10:44


 

 

 

 

 

 

푸르륵 참


                                                 김기상






살구나무의 이웃은 죽나무다


잎을 벗은 나무들은 제 앙상한 가지를 새들에게 준다


가끔 바람이 들러가지만 달갑지 않다


더 이상 떨구어 줄 것이 없다는 말이다


죽나무는 참자를 붙여 참죽나무라고 불러주면 아주 좋아한다


참말로 죽도록 좋아해서 참죽나무다


살구나무도 참자를 빼면 곧장 개자가 들어붙기 일쑤라


꼭 참자를 붙여주길 바란다


이웃하고 사는 나무들의 속내를 가장 잘 아는 것이 참새다


하루 종일 부지런히 나무와 나무 사이를 넘나들며


푸르륵 참 푸르륵 참


나무마다 참자를 붙여주고 다닌다


가까운 이웃에 시인도 하나 있는데


녀석들 번번이 건너뛴다



언어의 묘미와 시인의 섬세한 감각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아름다운 시선이 녹아 있는 시 한편 감상해보세요.

 

아!~

 

김기상 시인은 청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천상 농부이면서

 

또 한편으로 우리의 가락인 창도 아주 잘 하는 시인입니다.

 

음!~

 

또 숲 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의 시를 꼭 빼 닮아서 천상 나무같고, 여울같고, 또 산새 같은

 

그런 시인이지요.